[FEATURED] Designer Ross Mcbride was NORMAL | 햅스토어 HAB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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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가 직접 그린 초상화 "이 초상화에는 제 모든것이 들어있어요!" / 그가 입고 있는 것: 노멀 후지 F43-03-BL, 블랙반팔티셔츠, 블랙 팬츠, 블랙 독일군 스니커즈, 안밖으로 심플할 것 & 천진한 눈






일년 중 350일은 검은 반팔티를 입는 디자이너 로스 맥브라이드. 직접 설계한 도쿄의 사옥은 그의 스타일과 디자인 만큼이나 단순하고 간결했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첫 인상과는 달리 심각하기보단 천진하기를 택하는 그의 표정과 몸짓, 숨기지 않는 감정들에서 느껴지는 건 그가 꺼내온 그의 디자인 스케치들과 닮아있었다.


미국 북동부 출신, 캘리포니아 아트 스쿨의 학생이였던 로스 맥브라이드. 서양의 장식적이고 화려한 디자인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던 그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일으킨 건 1985년 방문한 도쿄에서 였다. 일본의 전통적인 의복과 건축양식, 지극히 가치중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지금의 디자인 철학인 관조와 생략, 절제를 배웠다. 디자인적 욕심이 오히려 디자인 자체의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그는 디테일을 최소화 하되, 디자인이 제품에 부여하는 기능과  그가 지금 도쿄에 정착하기까지는 그의 디자인에 대한 신념에 큰 영향을 주었던 동양 철학서들이 큰 역할을 했다.



 


로스의 똘망똘망했던 어린시절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이 고민이였지만 현재는 그 덕분에 얻은 관찰하는 습관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노멀워치를 런칭하기전 하고 있던 일들이 궁금하다.



원래 공부했던 건 그래픽 디자인이였어요. 그래픽 디자인을 하다보니 점점 프로덕트 디자인에 관심이 가게되었고 도쿄에 있는 대학원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15년? 18년 전 부터는 본격적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걸었구요. 노멀워치를 디자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클라이언트 베이스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시계만 디자인하기에는 재미있는 디자인거리가 도처에 정말 많거든요. 시계, 전자제품, 주얼리,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거라면 무엇이든 디자인할 수 있죠. 사람들과 함께 진화하는 물건들 그 안의 이야기들을 기술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각각의 디자인이 가진 의미와 시간과의 관계가 보이는건 재밌어요. 섹시하기도 하구요.












 내가 디자인한 시계였으면 하고 바랬던 시계가 있는지.



물론 있죠, 모든 디자이너들이 그렇듯이 저도 멋진 디자인을 보면 아 저걸 내것으로하고싶다! 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니까요. '시계' 라는 이름의 시계를 디자인한 Flemming Bo Hansen이라는 디자이너가 있어요. 원래는 Venture watches에서 1989년에 먼저 만들었는데 지금은 또 Rosendahl이라는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되고 있는 시계예요. 디지털워치는 지금의 기준에는 너무 심플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시계는 디지털 시계의 첫번째 잠재력이자 에센스만을 뽑아낸 디자인이였다고 생각해요. 모든 디지털 시계가 디자인적으로 어설프고 기능적으로 뒤떨어졌을때 이 시계는 조잡한 디자인 대신에 기능에 집중하고 시간의 흐름에 상관하지 않는 그야말로 '디지털 워치'다운 디자인을 만들어 냈죠. 말하면서 느낀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디자인한 시계였으면 좋겠네요. 하하 노력해야죠.




그리드 클락,  벽 위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과 같은 인상을 주는 그리드 클락, 1997년 로스의 가장 첫번째 프로덕트 디자인 작품이다. Awards: Design Forum 1997, and Good Design Award 2000






위. 파장, 벽에 걸어 독특한 패널 효과를 주는 타일 혹은 테이블 위 과일이나 스낵, 오브젝트를 올려 놓을 수 있는 센터피스와 테이블. 물이 퍼지는 모양을 형상화 했다. Produced by E&Y Co., Ltd./ 볼스테드 폰, 힙플라스크(휴대용 군용 술병)를 컨셉으로 디자인한 볼스테드 폰은 볼스타드엑트(금주법:1920년대 힙 플라스크의 유행으로 알콜이 불법이 되었던 때)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얇고 곡선을 강조한 모양은 액정을 숨기기 좋게 디자인되었다. 힙플라스크를 지니고 있는 것이 금주법에 반대한다는 성명서가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디자인했다. Commissioned by the AU Design Project.







한국에 방문해 본적이 있나.


아. 안그래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요. 작년에 한국에 살 기회가 있었는데 K대 디자인학과에서 교수직을 제안했었고 인터뷰차 한국 방문만 기다리고 있던 차에 학교 측의 어떤 문제로 인해 나중을 기약하게 되었어요. 참 아쉽워요. 한국에 가봐야겠단 생각은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지만, 내 디자인에 관심을 보이는 클라이언트들이 한국에 꽤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부터는 계획이 더 명확해졌죠.  올해는 새 프로젝트들로 바뻤는데 내년에는 기회를 만들어볼 생각이예요. 여유도 있을때 부려야 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 편인가.


영감은 어디에서나 오죠 (그러나 다른 시계를 보고 받은 적은 없어요.) 특히 순수함에 관한 거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필요치 않은 장식에 대해서는 생각하거나 보지 않는 대신 중심적인 개념과 형식적인 것, 기능적인 디자인 포인트 같은 것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요. 정적이고 순수하며 핵심적인 모든 것들을 보고 느끼고 그것들을 표현하려는 노력 자체가 저의 '디자인'이예요.



 



로스가 직접 설계한 노멀의 사옥, 도쿄.





구상중인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나.


얼마 전 그동안 디자인 했던 후지라는 이름의 새로운 노멀워치를 런칭시켰어요. 오랫동안 고민하고 디자인한 만큼, 지금은 새로운 파이프 라인을 만들기보다는 돌아오는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중이죠. 잘 듣는 것도 디자인이예요.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기기들이 전통적인 시계 산업에 위협이 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그 부분에 있어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할말도 많구요. 사실 오랫동안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시계 산업은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부터 그야말로 '진화' 해오고 있었어요. 스마트 워치는 그 자체에 디지털 워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죠. 손목시계는 지금 그렇듯이 앞으로도 패션 액세서리로서 더 많이 여겨질 거예요.  그건 그렇고, 노멀워치를 위해서 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계속 떠올리고 있는데 그건 모두 스마트 워치라는 범주를 벗어난 것들이예요. 하지만 블루투스는 포함시킬거죠. 스마트 폰과 연결시킬 수 있는 필수적이며 편리한 몇가지 기능들만 추가한 '시계'를 만들예정이예요. (스마트 폰은 '뇌'라고 할게요. 스마트 워치는 아직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는 없을 거예요.) 요즘에 유명 디자이너나 브랜드의 로고만 빌려서 만들어진 시계에 가져다 붙이는 라이센스 시계들이 아날로그 시계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런 것을 선호하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생각과 철학이 들어있는 시계. 그게 제가 추구하는 것이고 노멀이 추구하는 거죠. 경쟁할 생각은 없어요. 저는 믿음을 가지고 디자인을 할겁니다. 저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지 장사꾼이 아니니까요.




 좌. 그루브웨어,  젓가락을 올려놓을 수 있는 플레이트, 포크를 올려놓을 수 있는 플레이트, 스푼을 놓을 수 있는 소서, 성냥갑에 딱 맞는 공간을 갖춘 재털이 베이직한 세라믹재질의 그릇들은 사물 자체에 공간을 줌으로서 정리하지않아도 정리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되었다.  Self-produced. Made in porcelain by Takito Co., Ltd./ 우. 실리콘 스위치, 벽에 부착할 수 있는 실리콘 스위치는 인테리어에 특색을 부여하면서 세월에 구애 받지 않는 디자인을 적용시켰다. 기본적인 스위치가 인테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 때 스위치 주변에 부드러운 실리콘 스위치를 둘러 간단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Produced in three styles by Max Ray Co., Ltd.




좌. 돌리 S&P,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소금과 후추 쉐이커, 돌리 S&P는 제품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상될 수 없게 제작되었다. 앞뒤로 왔다갔다 거리는 오브젝트와 같은 역할도 맡을 수 있는 돌리는 테이블 위 정적이 흐를때 바라보기에 알맞다. Produced by Normann Copenhagen. Awards: Red Dot Design Award 2010, and IF Product Design Award 2010 / 우. 에이켄헤드 클락, 시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시침은 분침이 주변을 회전하는 동안 시간을 가리킨다. 분침은 디스크에 부착되어 중심 축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게 디자인 했다. 특징없는 듯 보이는 동그란 디스크는 더욱 움직임이 없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Self-produced prototype.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시계들을 좀 소개해 달라.


디자인적 아이디어를 주는 시계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을 3가지만 꼽자면 1) 'The Watch' by 플레밍 보 한센 (앞에서 이야기한 이유만 들어도 소장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2) 펄서의 90년대 스푼 디지털워치 3) 80년대 클래식 모바도 뮤지엄워치 ( 모바도가 사람들에게 완전히 잊혀지기 전에 나온워치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좌. 키캡을 닮은 의자, 쌓아 올릴 수 있게 몰딩된 키보드 캡모양의 스툴에 마치 얼른 앉아야할 것 같은 명령어를 적었다. 1세대 컴퓨터 자판의 모양과 빈티지한 컬러감을 그대로 담았다. Produced by Duende/ 우. 애너모픽 컵, 세라믹 소서의 왜곡된 이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컵의 굴곡진 표면에서만 올바르게 보여질 수 있다. 컵과 소서가 떨어진 상태로는 해독이 불가능하다. Produced by Free-Wings Co. Ltd

 


 

가정, 커리어 모든 것에 행복해 보인다.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줄 수 있나.



음. 그런가요? 글쎄요. 실제로 그렇게 보였다면, 좋은거겠죠? 저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더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하지 않아요. 제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 것도 제가 그런것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기 때문이고, 제 커리어도 디자인 하고 싶은 것들을 찾고, 좇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거죠. 선택을 단순히 하세요.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고 그걸 하면 됩니다.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그러면 정말 누구나 행복할 수 있어요.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일본인 부인과 그 사이에 사랑스러운 딸 니코를 두고 도쿄에 거주 중인 로스. 담담하게 자신의 디자인적 철학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지금의 삶과 일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얼마전 'normal' 이라고 새긴 왼쪽 팔뚝을 보여주며 노멀은 나와 내 삶, 그 자체라고 미소짓는 로스는 분명 행복해보였다. 행복한 디자이너가 만드는 디자인.  작은 삶의 방식들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가 아닐까. 돌아오는 길에는 손목에 찬 후지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글/ 양보현 XABETA 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