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Normal with People #1 | 햅스토어 HAB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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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PM


한남동 684-36번지, 별 다른 간판도 표식도 없는 이 곳은 앨리스 로랜스의 집이다. 앨리스 로랜스(Alice Lawrance) 마치 사람 이름 같다.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음 그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겠다. 나도 모르니까. 그의 집에 찾아간다고 해도 그는 자리에 없다. 항상. 사실, 그는 애초에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상속에서 가능한 모든일들을 하는 가상의 인물, 그는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 부터 영감받고 자신의 작품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하얗고 검은 티 한장에서 시작해 점점이 그 영역을 넓혀가는 앨리스 로랜스를 이끌어가는 윌로부터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지하실을 다 뜯어내-개조했다기보다는 다 뜯어냈다는게 맞다-만든 이 장소는 얼마전 문을 열었다. 그의 집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테이블도, 의자도 없다. 오직 몇개의 나무들을 쌓아 의자삼아 쓰는 판자 더미, 그의 일기장이나 다름없는 티셔츠들이 놓여있는 진열대 하나, 모니터 두 대, 레코드샵에서 커버레이아웃이 맘에 들어 사왔다는 LP 몇 장, 앨리스 로랜스의 손발인 윌과 가끔나오는 파트타이머, 쇼핑카트를 집 삼은 푸들한마리가 있을 뿐. 이 정도면 있을건 다 있는 셈이다.






'야망있는 스펀지'


윌은 앨리스 로랜스의 손이고 발이며 머리다. 그는 그가 만들어내는 컬렉션의 이름만큼이나 알기 어렵다. 한장 한장 알아갈때쯤 백지이다 그래서 때로는 당황스럽다. 그 페이지를 채워야 하는게 우리이기 때문에. 적고 나면 그는 사라지기 때문에 그렇다. 그는 인터뷰 내내 그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일에 대해 대화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Steal', 훔친다고 표현했는데. 친구로서 인터뷰어로서 끊임없이 대화상대가 되어야 하는 나로서는 조금 듣기 거북하기도 궁금하기도 한 부분이였다.


X: 윌, 그냥 대화를 통해 배웠다고 표현하면 되잖아. 왜 'steal'이라고 표현하는거지?  


W: 우리의 머릿속은 가장 안전한 금고야 대화의 상대가 되는 사람들이 지닌 지식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대화는 내 머릿속에 들어온 순간 내것이 되는거지. 스펀지-그는 이 단어를 강조했다-처럼 빨아들인 그 것들은 그의 머릿속에서 더욱 증폭되어 영감이되고 결국에는 앨리스로랜스가 된거야. 알잖아, 나는 야망이라는 단어가 좋아.


X: 그럼 윌은 '야망있는 스펀지네'


W: (웃음소리)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앨리스 로랜스는 00번 부터 03번까지 총 4회의 컬렉션을 진행했으며 어패럴에 문학적인 요소를 접목해 벌써부터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위. 앨리스로랜스의 첫번째 컬렉션 아래. 윌이 써내려간 스토리노트와 매 시즌 옷과 함께 동봉되는 스토리 타이완이 고향인 윌이 중국어와 영어를 맡아 쓰고 아직 서투른 한국어는 친구가 도와준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윌은 한국인도, 한국 국적도 아니다. 타이완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을 오가는 어린시절을 보낸 그, 지인이나 친족도 없는 한국을 그는 왜 앨리스로랜스의 출발지로 정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을때, 그는 조금도 주저없이 선택한 적이 없다고 답한다.


W:나는 수 많은 나라를 다녔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 좋은 사람들이였지.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그밖의 모든나라에 있을때, 나는 그저 보고 듣고 느낄뿐 어떤 것을 시작할 생각은 하지 못했어.  그러던 중에 한국에 왔고, 여기 왔을때 나는 무언가를 꾸며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재미있는 계획들이 샘솟았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을때 주위를 보니 그게 한국이였던거야. 어느 나라든지 상관이 없었어. 그게 여기든 저기든, 내가 '준비' 되었다는 것만이 중요했으니까."












인스타그램(@Alicelawrancexx)을 기반으로 앨리스 로랜스라는 가상의 인물이 적어내려간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는 설정으로 전개 해 나가고 있는 앨리스 로랜스는 그를 이해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옷이다. 그렇기 때문에 앨리스로랜스의 컬렉션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그의 인스타그램채널을 통해 직접 컨텍을 하거나, 한남동의 '집'에 가지 않고서는 앨리스 로랜스를 입을 수 없다. 그저 예쁘다고 사는 옷이 아닌, 그들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미학을 이해하고 맘에 들어 입는 옷, 윌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앨리스 로랜스이다.


X :사실 미학이라는게 그렇잖아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을 남들이 싫어할 수 있고, 남들이 싫다고 한 건인데 나한테는 굉장히 좋을 수 있어. 그게 진짜 아름답든 그렇지 않든 누구에게는 좋고 누구에게는 나쁠 수 있는 그 자체가 미학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미학을 가진 사람들 인거야. 각자의 미학.



W: 아. 맞아, 그래서 우리는 광고 안해. 우리 인스타그램에 사진만 올려 사람들은 보고 이게 정말 좋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찾아내서 자기 것으로 만들거든, 전제조건은 '정말 좋아야'하는 거야. 그러면 나머지는 다 해결 되. 물론, 내가 만드는 것들을 내가 좋아하듯이 남에게도 좋으면 물론 가장 좋겠지만, 매번 그럴 순 없으니까. 각자 살아온 시간도, 경험한 것도 다르잖아. 시간은 축적된 경험과 같은 말이야.




 






윌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말도 많으며 자신이 무슨말을 해야할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해도 되는 위치에 올랐을 때, 그때가 되면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하겠다고 했다. 이 시간에도 탄생되고 사라지는 브랜드들 가운데 광고 하나, 디스트리뷰터 하나 없이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사람, 대화, 시간과 함께 축적된 경험의 중요성을 아는 그가 만들어낸 어쩌면, 당연한 결과 였을지 모른다.  Alice Lawrance XX










글 사진  양보현/ XABETA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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